돈 안 쓰는 날(DNS Day)을 만들고 바뀐 것들

AHN

소비의 속도를 줄이니 인생이 보였다

예전의 저는 매일같이 돈을 썼습니다. 커피 한 잔, 편의점 간식, 배달 앱 결제, 무의미한 쇼핑까지. 소비는 습관이었고, 필요와는 무관한 날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SNS에서 ‘돈 안 쓰는 날(DNS Day)’이란 단어를 보게 되었고, 그 단순한 시도가 제 소비 인생을 바꾸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이 글은 제가 돈 안 쓰는 날을 일주일에 한두 번씩 실천하면서 바뀐 생각, 감정, 그리고 통장 잔고의 변화를 기록한 경험담입니다.


1. 돈을 쓰지 않는 날, 처음엔 이상하고 어색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도전이었어요. “하루만이라도 지갑을 열지 말자.” 그런데 막상 실천하려 하니 너무 어려웠습니다. 아침부터 커피 생각이 나고, 점심에 친구가 ‘밥 먹자’는 연락을 주면 거절하기도 애매하더라고요.

그래서 첫 주는 실패했습니다. 3번 도전했지만 하루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돈을 안 쓴다는 건 단순히 소비를 참는 일이 아니라, 나의 ‘생활 방식 전체’를 바꾸는 일이라는 것을요.


2. 계획 없는 날은 돈을 쓸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두 번째 주부터는 접근 방식을 바꿨습니다. DNS Day 전날 저녁에 ‘내일 필요한 모든 것’을 미리 챙기는 계획형 DNS Day를 만들었어요.

  • 커피는 미리 텀블러에 준비
  • 도시락 싸서 외출 또는 재료 준비
  • 버스카드 충전 or 도보 이동 계획
  • 핸드폰 게임 내 결제 유혹 제거 (알림 꺼두기)

이렇게 준비한 날은 정말 ‘돈을 쓰지 않는 하루’가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렇게 계획한 날은 하루가 오히려 더 단순하고 차분하게 흘러간다는 걸 느꼈어요.


3. DNS Day가 주는 진짜 의미는 ‘소비 회복탄력성’

DNS Day를 반복하면서 가장 크게 변한 건, 내가 언제 왜 소비를 하는지 인식하게 된 점이었습니다.

  • 무료해서 폰 쇼핑
  • 스트레스 받아서 배달 앱 실행
  • 습관처럼 편의점

이런 소비는 ‘필요’가 아니라 ‘감정’에서 비롯된다는 걸 DNS Day가 알려줬어요. 그리고 그런 감정을 느껴도 ‘지금은 쓰지 않겠어’라고 결정하는 날이 있다는 것 자체가 금융 자존감을 다시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4. 작은 성공이 모이면 재정도 따라온다

DNS Day를 꾸준히 실천한 지 1개월 후, 제 통장에는 12만 원이 더 남아 있었습니다. 이전엔 항상 월말이 되면 통장 잔액이 2만~3만 원으로 내려갔는데, DNS Day가 늘어나면서 불필요한 지출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 돈을 보며 ‘이건 참은 돈이 아니라, 지켜낸 돈’이라는 자부심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돈으로는 더 이상 충동구매를 하지 않게 됐습니다. 오히려 ‘정말 필요한 것’에 신중히 쓰게 되더라고요.


5. 나는 어떤 날에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인가?

DNS Day를 반복하면서 생긴 또 다른 습관은, ‘소비가 많은 날’의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 월요일: 기분 전환 쇼핑
  • 수요일: 점심 외식 잦음
  • 금요일: 배달 + 야식 폭발
  • 주말: 카페 & 충동 쇼핑 최고조

이걸 시각화해서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해보니,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은 의식하지 않으면 DNS Day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요일과 일요일을 DNS Day로 정하고 고정 루틴화했습니다.

그렇게 하니 체력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없었고, 자연스럽게 일주일 평균 2일 정도는 돈을 쓰지 않는 날이 생겼습니다.


6. 돈 안 쓰는 날은 ‘나에게 집중하는 날’이기도 했다

놀랍게도 DNS Day가 늘어나면서 감정 기복도 줄고, 정서적 안정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DNS Day는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내 하루가 꽤 괜찮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날이었기 때문이에요.

  • 그날은 독서 시간이 늘고
  • 산책을 하거나 음악을 듣고
  • 일기를 쓰고 자존감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DNS Day는 단순한 ‘돈 안 쓰기’를 넘어, 감정 조절, 습관 교정, 소비 자각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마무리하며

DNS Day를 시작한다고 인생이 바로 달라지진 않아요. 하지만 그 하루가 쌓이면 소비의 주도권이 서서히 나에게 돌아옵니다.

지금 당신이 지출을 통제하지 못해 무기력하다면, 그 시작은 거창한 재테크가 아니라 단 하루의 소비 쉼표일지도 몰라요.

“하루쯤은 안 써도 괜찮아.” 그 말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그 하루가 당신을 바꿉니다.

✉️ 문의: bredleypi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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