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참 무모했어요. 매달 카드값이 모자랄 때마다, 다른 카드로 그걸 메우고, 다시 다음 달엔 또 다른 카드로 돌리는… 말 그대로 ‘카드 돌려막기’를 반복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땐 ‘어떻게든 막기만 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더 악화됐고, 결국 신용점수 하락과 카드 한도 축소, 연체로 이어졌습니다. 이 글은 제가 그때 겪었던 카드 돌려막기 실수담과, 지금 와서야 깨달은 신용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1. 처음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유동성 문제였어요. 갑자기 큰 지출이 생기고, 통장에 현금은 부족한데 카드값은 돌아오고… 그래서 일단 다른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 기존 카드값을 막았습니다.
한두 번은 버틸 수 있었어요. 하지만 문제는 그게 습관이 되고, 그달을 넘기면 또 다음 달 카드값이 더 불어나는 구조라는 겁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모든 카드의 한도가 바닥났죠.
그 당시엔 “다음 달엔 수입이 들어올 테니까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카드 돌려막기는 수입이 들어와도 감당이 안 되는 구조라는 걸 금방 깨달았습니다. 소비 패턴은 변하지 않고, 상환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니까요.
2.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와 수수료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 처음엔 몰랐어요. 이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 당시엔 300만 원 정도만 돌려막고 있었는데, 한두 달 새 이자와 수수료가 붙으면서 총액이 370~400만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리볼빙 서비스는 특히나 조심해야 해요. 당장 부담이 적어 보이지만, 이자가 고정으로 쌓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상환은 되지 않고, 빚만 더 늘어납니다. 저도 처음엔 좋은 제도인 줄 알고 신청했다가 나중엔 수수료 폭탄을 맞은 셈이었죠.
신용카드사의 문자 알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고, 카드 승인 내역 알림이 공포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이러다 연체되면 어떻게 되지?”라는 불안감이 항상 따라다녔습니다.
3. 카드사와의 상담, 그리고 충격적인 현실
결국 견디다 못해 카드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상담사가 말하길, “현재 고객님의 신용등급은 하락 중이며, 추가 대출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충격이었던 건, 제가 생각한 ‘카드 한도’가 이미 조정되고 있었고, 신용평가사에도 돌려막기 흔적이 남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내 금융 활동이 전부 기록되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상담 도중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카드 사용 패턴만 봐도 ‘위험도’를 산정한다는 겁니다. 단기 대출을 빈번히 이용하거나, 급격히 사용금액이 늘어나면 자동으로 신용등급 리스크 경고가 걸린다고 해요. 저는 그 대상이 되어 있었던 겁니다.
4. 빠져나오기까지 걸린 시간과 방법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까지 약 6개월이 걸렸습니다. 아래는 제가 실제로 했던 방식입니다:
1) 카드 전부 정지하고, 체크카드로 전환
강제로라도 소비를 줄이기 위해 신용카드는 전부 정지 요청했습니다. 처음엔 불편했지만, 결제 자체를 제한해두니 오히려 지출 관리가 쉬워졌습니다.
2) 고정 지출 줄이기
OTT 해지, 보험료 조정, 외식 횟수 줄이기 등 생활비를 30% 이상 줄였습니다. 식비는 주 2회 마트 장보기로 통제했고, 배달앱은 삭제해버렸어요.
3) 알바 병행해 부수입 만들기
주말마다 단기 알바를 하면서 매달 최소 30만 원 이상의 추가 수입을 만들었어요. 틈틈이 쿠팡플렉스나 배달대행도 병행했는데, 생각보다 효율이 좋았습니다.
4) 신용회복위원회 상담도 고려
심각한 경우엔 신복위 상담도 꼭 받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상담만으로도 대안이 보이더라고요. 상황에 따라 개인 워크아웃, 이자 감면 등의 프로그램도 안내받을 수 있어요.
5) 일일 가계부 작성 습관
매일 소비한 내역을 메모하면서 돈의 흐름을 인식했습니다. 눈으로 직접 소비 내역을 보니, 자제력이 확 생기더라고요.
5. 지금 와서 깨달은 교훈들
- 카드 한 장이 아니라, 신용 전체를 잃을 수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 당장은 현금이 생겨도, 미래를 갉아먹는 구조였습니다.
- 무엇보다 신용점수가 떨어지면 대출, 전세, 분납, 할부 등 모든 게 제한되더라고요.
- 돈보다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 신용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회복은 수년이 걸린다는 것.
- 결국 돌려막기는 연체를 ‘미룬다’는 개념일 뿐, 문제 해결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마무리하며
카드 돌려막기를 해본 사람만이 아는 공포가 있습니다. 절대 쉽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 한 번이 나중에 몇 년을 발목 잡을 수 있습니다.
지금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늦기 전에 계획을 세워보세요. 돌려막기는 해결이 아니라 ‘지연된 파산’일 수도 있습니다.
카드만 문제가 아니라, 습관과 구조 자체를 점검해야 합니다. 소비와 소득의 균형, 신용점수 관리, 금융 습관… 이 모든 걸 새롭게 세팅해야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
궁금하신 점이나 제 사례가 도움이 될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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