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일 땐 매달 월급날이 정해져 있으니 돈 관리를 예측 가능하게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프리랜서가 되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수입이 들쭉날쭉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달은 수입이 넉넉하지만, 어떤 달은 거의 제로에 가깝기도 하죠.
이런 불규칙한 환경 속에서도 제가 체계적으로 돈을 관리할 수 있었던 건, 몇 가지 ‘루틴’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프리랜서에게 꼭 필요한 돈 관리 습관과 루틴을 시간대별, 항목별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수입 발생 시 바로 분배하는 습관
프리랜서는 월급처럼 정해진 급여가 없기 때문에 돈이 들어오는 즉시 분배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저만의 분배 공식은 아래와 같아요.
- 50% 생활비 통장
- 20% 저축 (비상금 + 단기 목표)
- 10% 세금 통장 (종소세, 부가세 대비)
- 10% 투자 (소액 주식 or 적금)
- 10% 여유자금 (소소한 소비 or 자기계발)
이렇게 미리 분배해두면, 수입이 들쭉날쭉하더라도 ‘최소한의 안정성’은 유지됩니다.
중요한 건 들어온 돈 전체를 통장 하나에 두지 않는 것. 한 통장에 돈이 몰려 있으면 지출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지고, 결국 다음 달엔 빈털터리가 되기 쉽습니다.
2. 생활비는 ‘주간 예산제’로 관리
한 달 단위로 예산을 짜면 도중에 흐트러지기 쉬워요. 그래서 저는 1주일 단위로 생활비를 나누는 방식을 씁니다.
예를 들어 월 생활비 80만 원이라면 → 주간 20만 원씩. 월요일에 체크카드에 20만 원 충전하고, 그 주엔 그 한도 내에서만 씁니다.
이렇게 하면 계획 없이 흘러가는 소비를 방지할 수 있고, 남는 주간 금액은 자동으로 저축하거나, 다음 주로 이월해서 유동성도 조절 가능합니다.
또한 이 방식은 소비 후 죄책감 없이 소비 계획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신적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작은 절약 성공이 자존감으로 이어지는 경험도 자주 하게 됩니다.
3. 매월 1일, 자동 리셋 루틴
프리랜서에게도 월초 루틴은 꼭 필요합니다. 저는 매월 1일, 아래 항목들을 체크하면서 리셋해요.
- 고정비 결제 여부 확인 (통신비, 서버비, 구독료 등)
- 지난달 소비 내역 분석 (카드사 앱 + 가계부)
- 부가세/종합소득세 예정 확인
- 이달 목표 수입/지출 계획 세우기
이 과정을 엑셀이나 노션으로 간단하게 정리해두면, 다음 달엔 훨씬 수월해집니다.
더 나아가선 저는 월 1회, ‘셀프 재무회의’를 열어요. 커피 한 잔 들고 지난달의 수입/지출 그래프를 보고, “이번 달엔 어떤 수입 루트를 늘려볼까?” “반복된 소비 습관은 없었나?”를 스스로 점검합니다.
4. 소득 불안정한 달을 대비하는 비상금 시스템
가장 불안한 건 수입이 없던 달이에요. 그래서 저는 3~6개월치 고정비를 커버할 수 있는 비상금 계좌를 따로 운영합니다.
매 수입이 발생할 때마다 일정 비율을 자동이체해서 쌓고, 정말 아무런 수입이 없을 때만 사용하는 거예요.
이 비상금 덕분에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무리한 외부 대출이나 신용카드 돌려막기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 비상금은 단순히 돈의 여유를 주는 게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이번 달은 일 안 들어와도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킬 수 있으면, 과도한 영업/불안한 외주에도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5. 프리랜서 전용 세금 루틴
프리랜서는 매년 5월 종합소득세, 1월 부가세 신고 등 직접 챙겨야 할 게 많습니다. 저는 미리 세무사와 소통하면서 매월 예상 세금을 따로 모아두고 있어요.
- 매월 수입의 10~15%를 세금 통장에 적립
- 매 분기 말, 부가세 예상 금액 확인
- 연 1회 세무사 통해 종합소득세 신고 준비
세금 루틴이 없다가 한 번에 목돈이 빠지면 정말 부담이 커집니다. 미리 준비하면 예상치 못한 지출을 피할 수 있어요.
특히 세금은 미리 떼어두는 시스템이 없으면 꼭 후회하게 되는 항목입니다. 일할 땐 몰라도, 갑자기 150~300만 원씩 세금 고지서가 날아오면 멘붕이 오거든요.
6. 소득 파이프라인 다변화 + 예측력 확보
돈 관리는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것만이 아닙니다. 수입 구조를 넓히는 것도 매우 중요한 전략이에요. 저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도 항상 2~3개의 파이프라인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 주 수입: 클라이언트 작업 (글쓰기, 마케팅)
- 부 수입: 블로그 광고 수익, 전자책, 콘텐츠 판매
- 예비 수입: 미수금/프로모션 정산 대기 등
이걸 매달 표로 정리해두면, 내 수입의 어디가 약한지, 다음 달에 수입이 어디서 나올지를 미리 예상할 수 있어요. 예측 가능한 수입 흐름을 만드는 게 프리랜서 생존의 핵심입니다.
마무리하며
프리랜서의 돈 관리는 결국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얼마나 잘 대비하느냐’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매달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도, 루틴과 시스템이 있으면 충분히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수입이 적은 달도, 많은 달도 동일한 패턴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오늘부터 하나씩 루틴을 정리해보세요. 프리랜서의 삶이 훨씬 편안해질 거예요.
✉️ 문의: bredleypitt@naver.com